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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야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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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맛보기> 비정한 아침 세상에 종말이라도 도래한 듯, 그 날 아침은 아침이라 할 수 없을 만큼 칠흑 같은 어둠에 덮여 있었다. 다가올 운명을 예시라도 하듯, 동정호는 살아 움직이며 용트림하기 시작했다. 콰아아아-! 거칠게 파도가 부서진다. 세찬 몸부림을 치며 허공 높이 날아오르는 짙푸른 물결. 갈라지듯, 조각나듯, 부서지고 있는 동정호(洞庭湖). 짙푸른 담청빛 파도는 그렇게 울부짖고 있었다. 군산(君山) 비파애(琵琶崖)! 흡사 비파를 곤두세운 듯한 형상이기에 붙여진 이름. 언뜻 보기에도 그 주위의 정경은 실로 절경(絶景)이 아닐 수 없었다. 세상이 한치의 운명도 바라보지 못한 채 난세에 허덕이고 있는 동안에도, 이 곳은 세상사와는 무관한 듯 탈속한 자연의 신비를 간직한 채로 침묵하고 있을 뿐이었다. 넘실거리는 동정호(洞庭湖)가 한눈에 바라다보이는 비파애 정상이다. 지금 이 곳엔 어둠이 서서히 밀려가고, 여명(黎明)이 어슴푸레 몰려들고 있었다. 암흑(暗黑)과 광명(光明)의 기로(岐路)! 천지는 회색빛에 고요히 잠겨 있다. 한데, 한소리 날카로운 괴성(怪聲)에 그 적막한 고요는 일시에 깨어지고 말았다. 우우우……! 동시에 회색빛 허공이 두 조각으로 길게 찢겨져 나가더니, 피보다 붉은 적색의 그림자로 가득 채워졌다. 파앗-! 내리꽂히듯 비파애 정상으로 날아 내리는 세 줄기 그림자가 있었다. 그들의 출현과 동시에, 비파애의 정상은 일시에 붉은빛으로 뒤덮인다. 세 명의 여인이었다. 그녀들의 움직임은 깃털처럼 가벼웠다. 움직이되, 전혀 움직인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여인들의 경공은 고절한 경지에 이르러 있었다. 이십대 초반의 홍의미부(紅衣美婦). 성결한 기품을 온몸에 휘감은 채, 심연처럼 맑고 깊은 눈빛으로 동정호를 바라보는 그녀의 얼굴엔 서릿발 같은 냉기가 흐르고 있었다. 홍의미부의 뒤엔 마치 쌍둥이처럼 닮은 두 명의 백발 미녀들이 그림자처럼 따른다. 설백처럼 흰 백발! 하지만 그녀들의 용모는 백발과는 어울리지 않게 이십대 초반의 미모를 보이고 있었다. 다만 눈빛에서 수많은 세월의 풍상을 읽을 수 있었고, 그것으로 그녀들의 나이가 결코 이십대는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뿐이었다. 홍의미부의 품에는 하나의 비단보(緋段褓)가 들려 있었다. 문득 비단보를 바라보는 홍의미부의 얼굴에 한 가닥 어두운 음영이 드리워진다. 비단보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가 동정호의 아우성치는

저자소개 - 청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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